하소영 개인전 목록

• 기간2016.05.11 - 2016.05.17
• 전시관제 1관
• 작가하소영

> 작가노트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나는 이제 끊임없이 이성과 직감을 교차하며 시각적 여행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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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처음이라는 단어가 어느덧 낯선 중년의 나이가 되어버린 나에게... 첫 전시를 준비하며, 이 단어가 주는 느낌 그대로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운명이란 게 있다면 아마도 이런 것이리라 생각되었던 지난 2년 동안의 시간들... 젊은 날 욕망으로 가득차서 그리도 갈망했지만, 할 수 없었던 작업을 20년 만에 다시 할 수 있었다. 작업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웠던 시작.

그저 붓을 들고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감사했던 날들의 작은 쉼표. 무의식의 행위인 듯 감각이 이끄는 듯, 붓 가는 대로 그렸던 작업실 주변의 소소한 풍경들. '이렇게도 그림이 완성 되는구나' 느꼈던 생경한 경험... 그렇게 시작된 작업은 점점 내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껍질만이 전부였던 지난 20년의 '나'.

세상 속에 나를 내보이기 두려워서, 때론 괜찮은 존재로 인정받기 위해서 보호막을 치고 세상 속에 꼭꼭 숨어 있어야만 했다. 마치 동물들이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본능적으로 띄고 있는 보호색과도 같이. 이 점에 착안하여 인간을 보호하고 지키는 가장 일차원적인 수단이 Fabric이라 생각되었고, 유연하고 유동적인 성질을 갖고 있기에 자유로운 벼형이 가능한 이것들은, 이제 나에게 매력적인 조형적 표현의 소재로 다가왔다.

그 중에서도 끊임없이 변종(Metamorphosis)하며 내면에 잠시 정박했다 이내 떠나는, 감성과 이성의 곡선을 '레이스 천'이라는 소재를 선택하여 2차원의 화면에 표현하였다. 이러한 나의 시각적 행위는 스스로를 장식하는 것과 더불어, 나의 영혼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행위의 확장선의 시작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 행위는 이제 내게 있어 멈추지 못하는 나의 '욕구의 의지이자 발현'이었고 '영적 의식'과도 같음을 고백한다.

시각적 화면에서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그리는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더 만끽하고 싶었다. 차츰 레이스의 복잡함은 문양처럼 패턴화되었고 마치 원시의 사람들이 계층적 신분과 미적 그리고 종교적 표현의 수단으로 문신이 사용되었듯, 나는 화면 속 인물들의 표피 위에 레이스 천을 중첩시켜놓았다. 인체와 Fabric의 경계가 모호하게 표현된 인간의 보호색. 즉 '나로서의 나'와 '세상 속에서의 나 자신의 닮음과 다름'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출발한, 페르소나(Persona)에 대한 내용을 화면에 상징적 복선으로 제안해 보았다.

배경 속, 보일 듯 말 듯 표현의 층이 겹쳐져 보이는 인체의 모습을 통해, 자연이라는 거대한 영감 가운데 그 형태를 숨긴 채, 숨죽이며 살고 있는 감정들을 조심스럽게 드러내었다. 더불어 색채의 표현과 잠재의식 속에 자리한 육감적이고 동물적인 존재의식과 생존의 의지를 나는 동시에 노출시키고 있다.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달콤하게 그리고 어느 순간 무채색으로 재현된 각양각색의 이미지들은, 저마다의 색채로 자신을 지키고 있는 인간 군상들의 보호색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기에 이르렀다.

누군가는 말한다. 여인과 꽃을 그린 것이냐고 그러나 나의 화면에 호출된 여인과 꽃은,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기보다는, 그것은 단지 Fabric을 차용한 확장된 페르소나에 대한 모티브일 뿐이다. 색채와 더불어 화면에서 공간을 구성하는 이미지로써만 존재하는 것이다. 앞으로 Fabric과 인체의 결합은 나의 시각적 행위의 동반자가 될 것이고. 또한 내가 선택한 표현의 소재와 대상들은 끊임없이 시각언어의 변화화 변종을 거듭하며 진화할 것이다...

> 작가소개

하소영 (Ha So Young)

학력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
1993  1회 석사학위 청구전 (홍익대학교 박물관)
2016  2회 (갤러리H)

E-mail : soyeoung3509@hanmail.net